금환일식 — 하지의 불의 고리, 타이완 (2020)
하짓날 아프리카에서 티베트·타이완까지 이어진 아주 가는 금환식(가림 99.4%). 타이완 자이에선 단 1분, 실오라기 같은 고리가 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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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벤트 이야기
2020년 6월 21일은 북반구의 하지였고, 그날 지구에는 실오라기처럼 가는 불의 고리가 지나갔습니다. 달이 태양 원반의 99.4%를 가려 남은 것은 둘레를 겨우 감싸는 가느다란 테두리뿐이었습니다. 고리가 가장 오래 닫힌 곳도 38초에 불과했습니다 — 개기식과 금환식의 경계에 가장 가까운 일식이었습니다.
경로는 콩고민주공화국에서 시작해 남수단·에티오피아·예멘·오만을 지나 아라비아해로 나갔고, 파키스탄과 북인도(쿠룩셰트라·데라둔), 티베트 고원, 중국 남부(샤먼)를 거쳐 타이완 남부에 닿은 뒤 태평양 괌 남쪽에서 끝났습니다. 히말라야와 티베트를 넘는 구간은 사람이 거의 없는 고지대였습니다.
타이완 자이에서는 오후 4시 13분 무렵 고리가 겨우 1분 남짓 걸렸습니다. 타이완 본섬이 금환 경로 안에 드는 일은 매우 드물어 섬 전역에서 관측자가 몰렸고, 다음 기회가 2215년이라는 안내가 함께 나왔습니다. 가림이 99%를 넘어도 남은 테두리의 빛이 강해 하늘은 흐린 낮 정도로만 어두워졌습니다.
2020년 상반기는 팬데믹으로 이동이 막힌 시기였습니다. 인도와 타이완의 관측 행사는 인원을 제한하거나 온라인 중계로 대체됐고, 많은 사람이 집 옥상에서 필터 하나로 이 일식을 봤습니다. 별자리뷰 재생은 자이의 그 오후를, 공전뷰는 달 그림자가 아시아를 대각선으로 가르는 궤적을 보여 줍니다.
왜 중요한가
가림 99.4%는 "거의 개기식"이 어떻게 다른지를 가르쳐 줍니다. 개기식에서는 마지막 0.1%가 사라지는 순간 코로나·홍염·별이 한꺼번에 나타나지만, 금환식은 그 문턱을 넘지 못해 태양빛이 계속 하늘을 지배합니다. 이 일식은 그 문턱이 얼마나 가파른지를 보여 준 교과서적 사례입니다.
가는 고리는 달 가장자리 지형에 극도로 민감합니다. 고리가 닫히는 대신 산맥에 끊겨 구슬 사슬로 부서지는 구간이 길어, 베일리 구슬 관측으로 태양 반지름과 달 지형을 재는 캠페인이 인도·중국·타이완에서 동시에 진행됐습니다.
하지와 겹친 것은 우연이지만 상징이 컸습니다. 북반구에서 낮이 가장 긴 날, 그 태양이 잠깐 고리로 줄어드는 장면은 많은 지역에서 여름 축제와 겹쳐 기록됐습니다.
어떻게 보나
금환 구간: 콩고·남수단·에티오피아(아침) → 예멘·오만 → 파키스탄·북인도(정오 전) → 티베트·중국 남부(샤먼 오후) → 타이완 자이(16:13) → 괌 남쪽 해상. 아프리카 동부·중동·남아시아·중국·동남아시아 전역에서 부분식이 보였고, 한국에서는 서울 기준 오후 4시 전후 태양의 약 45%가 가려졌습니다.
고리가 가늘수록 필터의 중요성은 커집니다. 남은 0.6%의 태양이라도 맨눈에는 치명적입니다. 고리 시간이 1분 안팎이라 카메라는 미리 노출을 고정하고, 고리 전후의 구슬 사슬을 연속 촬영하는 편이 결과가 좋습니다.
별자리뷰 재생은 자이에서 태양을 추적하며 고리 순간을 감속합니다. 관측지를 서울로 바꾸면 그날 오후의 부분식 모양이 나옵니다.
이 대목을 화면에서 확인하려면 — 그 시각 그 하늘 열기 · 공전 궤도에서 그 순간 재생
배경
이 일식은 사로스 137 주기의 36번째입니다. 같은 주기의 앞 일식은 2002년 6월 10일 태평양 금환식, 다음은 2038년 7월 2일 대서양·아프리카 금환식입니다. 137 주기는 이 무렵 금환에서 개기로 넘어가는 전환기라 고리가 해마다 얇아집니다.
반년 전인 2019년 12월 26일 금환식이 같은 남인도·동남아시아를 지났고, 반년 뒤인 2020년 12월 14일에는 칠레·아르헨티나 개기일식이 이어졌습니다. 2020년은 팬데믹 속에서도 두 번의 중심식이 있었던 해입니다.
타이완의 앞선 금환식은 1958년 4월 19일이었고, 다음은 2215년입니다. 북인도 쿠룩셰트라는 힌두 전통에서 일식 때 순례가 이뤄지는 곳이라 관측과 종교 행사가 겹친 지점이었습니다.
2020년 6월 21일 금환식은 하지 당일에 일어난 드문 일식으로, 경로가 아프리카 콩고에서 시작해 에티오피아·예멘·오만·파키스탄·인도 북부·티베트·중국을 지나 타이완에서 태평양으로 나갔습니다. 가림 비율 99.4%로 금환식 중에서도 고리가 가장 가는 편이었고, 타이완 자이에서는 고리가 1분도 채 유지되지 않았습니다. 달이 조금만 더 가까웠다면 개기식이 됐을 경계선의 일식이라, 태양 가장자리가 베일리 구슬처럼 끊어져 보이는 순간이 있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왜 하늘이 어두워지지 않았나요?
99.4%가 가려져도 남은 0.6%의 빛이 태양 표면 밝기 그대로입니다. 개기식의 어둠은 마지막 0.1%가 사라질 때만 옵니다.
고리는 가장 길어야 얼마였나요?
38초입니다. 타이완 자이에서는 1분 남짓이었지만 그것도 중심선에서의 값입니다.
한국에서는 얼마나 가려졌나요?
서울 기준 오후 4시 전후 약 45%였습니다. 고리는 보이지 않았습니다.
타이완의 다음 금환식은 언제인가요?
2215년으로 계산돼 있습니다. 앞선 것은 1958년이었습니다.
관련해서 볼 것
시각·수치는 근사이며 관측 계획엔 공식 자료를 확인하세요. 시뮬레이션은 J2000 평균 궤도요소 기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