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포피스 — 정지궤도 안쪽 대접근

지름 370m 소행성이 지구에서 3.2만 km — 정지궤도 위성보다 안쪽 — 을 스쳐 갑니다. 맨눈으로 보이는 소행성 접근은 유사 이래 처음입니다.

아포피스 — 정지궤도 안쪽 대접근
사진: Wikimedia Commons — OSIRIS-REx

아포피스 — 정지궤도 안쪽 대접근의 그 순간은 https://nowsky.org/e/apophis-flyby 에서 그대로 재생됩니다 — 관측지·시각이 맞춰진 채 열리고 로그인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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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벤트 이야기

2029년 4월 13일 — 공교롭게도 금요일입니다 — 지름 약 370m의 소행성 아포피스가 지구 표면에서 약 3만 2천 km 떨어진 곳을 지나갑니다. 정지궤도 위성들이 도는 높이보다 안쪽입니다. 이 정도 크기의 천체가 이만큼 가까이 지나가는 일은 기록된 역사에 없었고, 통계적으로도 수천 년에 한 번 있을 만한 사건입니다.

아포피스는 2004년 발견 직후 한동안 지구에서 가장 유명한 소행성이었습니다. 초기 관측만으로 계산한 2029년 충돌 확률이 한때 2.7%까지 올라가 토리노 척도 역대 최고 등급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이후 관측이 쌓이면서 그 가능성은 사라졌고, 레이더로 궤도를 다시 다듬은 뒤에는 한동안 주시 대상이었던 2068년 접근까지 포함해 앞으로 100년간 충돌 가능성이 없다는 결론이 나왔습니다.

남은 것은 위험이 아니라 구경거리입니다. 최접근 무렵 유럽과 아프리카 하늘에서 아포피스는 3~4등급의 별처럼 보입니다. 특별한 장비 없이 맨눈으로 소행성을 볼 수 있고, 게다가 눈에 띄게 움직입니다 — 배경 별자리를 가로질러 위치가 바뀌는 것을 실시간으로 알아볼 수 있을 만큼 빠릅니다. 이런 일이 사람 눈으로 확인된 적은 없습니다.

이름은 이집트 신화에서 태양의 배를 삼키려던 혼돈의 뱀 아포피스에서 왔습니다. 발견 당시의 공포가 그대로 새겨진 작명인데, 2029년의 접근은 그 공포가 축제로 뒤집힌 드문 사례가 됐습니다. NASA의 오시리스-에이펙스가 접근 직후 아포피스에 합류할 예정이고, ESA도 접근 전에 도착하는 탐사선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왜 중요한가

이 접근이 과학적으로 값진 이유는 지구가 실험 장치 노릇을 하기 때문입니다. 아포피스처럼 작은 천체는 대부분 단단한 바위가 아니라 중력으로 느슨하게 뭉친 잔해 더미로 추정됩니다. 이런 천체가 지구 곁을 스칠 때 조석력이 어떻게 작용하는지 — 자전이 흔들리는지, 표면이 무너지고 미끄러지는지, 내부가 얼마나 단단한지 — 는 계산은 많지만 실측은 없는 영역이었습니다.

실험을 사람이 설계할 수는 없습니다. 지름 수백 미터짜리 소행성을 지구 코앞으로 끌어오는 일은 불가능하고, 자연이 그 일을 대신 해 주는 날짜가 2029년 4월 13일입니다. 접근 전후의 아포피스를 같은 장비로 비교하면 잔해 더미 소행성의 역학을 처음으로 직접 검증할 수 있습니다.

행성 방어 관점에서도 의미가 큽니다. 언젠가 실제로 지구로 향하는 천체를 발견했을 때, 그것을 밀어낼지 부술지 판단하려면 내부 구조와 강도를 알아야 합니다. DART가 충돌 실험을, 헤라가 그 뒤처리를 맡았다면, 아포피스는 자연이 제공하는 세 번째 실험입니다 — 손대지 않고 관찰만 하는 실험입니다.

어떻게 보나

관측 조건은 위치에 크게 좌우됩니다. 최접근 시간대에 아포피스가 하늘 높이 오르는 곳은 유럽·아프리카와 서아시아이고, 여기서는 도시 근교의 어두운 하늘만 확보해도 맨눈으로 충분합니다. 밝기는 3~4등급 수준 — 별자리를 이루는 평범한 별들과 비슷해서, 어디를 봐야 하는지 미리 알아 두는 것이 관건입니다. 동아시아에서는 최접근 순간의 하늘 조건이 불리해 맨눈 관측을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일식과 달리 안전 문제는 전혀 없습니다. 밤하늘의 어두운 점 하나를 보는 일이라 어떤 필터도 필요 없고, 쌍안경이 있으면 훨씬 편합니다. 다만 유성처럼 줄을 그으며 지나가는 장면을 기대하면 실망합니다 — 아포피스는 별처럼 보이는 점이고, 그 점이 몇 분 단위로 배경 별들 사이를 옮겨 갑니다. 망원경이라면 저배율 광시야가 유리하고, 추적은 수동이 오히려 낫습니다.

정확한 최접근 시각과 경로는 접근이 가까워질수록 정밀해집니다. 각국 천문 기관이 상세한 관측 안내와 중계를 준비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하늘에서 놓치더라도 이 페이지의 공전뷰 재생으로 지구 궤도 안쪽까지 파고들었다가 방향을 틀어 빠져나가는 접근 기하를 따라갈 수 있습니다 — 실제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는 그쪽이 더 잘 보입니다.

이 대목을 화면에서 확인하려면 — 공전 궤도에서 그 순간 재생

배경

아포피스는 2004년 6월 미국 애리조나의 키트피크 천문대에서 발견됐습니다. 처음에는 2004 MN4라는 임시 부호였고, 발견 직후 몇 달 동안 관측 자료가 얇았던 탓에 2029년 충돌 확률이 계속 올라갔습니다. 토리노 척도 4등급 — 지금까지 어떤 천체도 받지 못한 등급 — 이 붙은 것이 이때입니다. 이후 과거 사진에서 놓쳤던 관측 기록이 발견되면서 궤도가 급격히 좁혀졌고 확률은 0으로 떨어졌습니다.

그 소동은 결과적으로 행성 방어 체계를 다듬는 계기가 됐습니다. 관측 자료가 부족할 때 확률이 일시적으로 치솟았다가 사라지는 과정이 어떻게 보이는지, 그것을 어떻게 대중에게 설명해야 하는지가 아포피스를 겪으며 정리됐습니다. 근지구 천체 탐색과 후속 관측 체계도 이 사건 전후로 눈에 띄게 강화됐습니다.

2029년 이후에도 아포피스는 지구 곁을 다시 지나가지만, 2036년과 2068년의 접근은 이번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멉니다. 대신 탐사가 뒤를 잇습니다. 베누의 시료를 지구에 배달한 오시리스-렉스는 오시리스-에이펙스로 이름을 바꿔 접근 직후의 아포피스에 도착할 예정이고, ESA는 접근 전에 도착해 변화의 전후를 모두 기록하는 임무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두 계획 모두 일정과 세부는 바뀔 수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아포피스가 지구에 충돌할 가능성은 없나요?

없습니다. 2029년 접근은 물론이고 한때 주시 대상이었던 2068년까지 포함해, 정밀 궤도 계산으로 앞으로 100년간 충돌 가능성이 배제됐습니다. 2004년의 2.7%는 관측 자료가 부족한 초기 단계의 값이었고, 자료가 쌓이면서 사라졌습니다.

정말 맨눈으로 보이나요?

유럽·아프리카·서아시아에서는 그렇습니다. 최접근 무렵 3~4등급 정도로 밝아져 어두운 하늘이라면 장비 없이 보입니다. 쌍안경을 쓰면 배경 별들 사이를 옮겨 가는 움직임을 훨씬 뚜렷하게 알아볼 수 있습니다. 동아시아에서는 조건이 불리합니다.

왜 위성 궤도 안쪽인데 위성과 부딪히지 않나요?

정지궤도는 하나의 얇은 고리이고 그 위의 위성들은 서로 수백 km씩 떨어져 있습니다. 궤도면 전체로 보면 거의 빈 공간이라, 통과 경로가 정밀하게 알려진 상태에서 충돌 확률은 사실상 무시할 수 있는 수준입니다. 운용 기관들은 그럼에도 경로를 감시합니다.

접근이 소행성 자체를 바꿔 놓나요?

그럴 가능성이 큽니다. 지구 조석력이 자전 상태를 흔들거나 표면 물질을 무너뜨릴 수 있다고 예측되지만, 얼마나 크게 달라질지는 관측해야 압니다. 접근 직후 도착하는 탐사선이 그 "직후의 현장"을 조사하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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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각·수치는 근사이며 관측 계획엔 공식 자료를 확인하세요. 시뮬레이션은 J2000 평균 궤도요소 기반입니다.